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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토박이말
쓴 사람 관리자
쓴 날짜 2011-04-27 (수)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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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1174      
뜨게부부는 가시버시가 아니다 -재미있는 토박이말 여행
재미있는 토박이말 여행

 

뜨게부부는 가시버시가 아니다 -재미있는 토박이말 여행

1. 삶 속에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소설은 그 시대의 현실 언어를 가장 잘 반영한다고 한다. 국립국어원에서 1990년대 현대소설을 대상으로 토박이말과 한자어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서 100위 안에 든 한자말은 33위에 ‘여자’란 한 낱말이 있을뿐이며, 모두 여덟 단어 정도였다. 이것은 사전에 실린 한자어가 우리말 전체의 70%나 된다고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뜻밖에 낮음을 말해준다. 소설에서 그렇다면 글이 아닌 입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보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전을 만들 때 아름다운 토박이말 사투리는 표준어가 아니라 하여 대부분 빼 버리고, 일본말 찌꺼기를 마구 집어넣은 탓에 누더기 사전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한자말보다 무분별한 외국어의 남용이 더 큰 문제다. “비쥬얼 컬처”란 번역서를 보니 한 단락에서만 비주얼 컬처 스터디스, 아트,포퓰러 컬처, 매스 컬처, 서브 컬처, 비디어, 포스터, 그래픽디자인, 스터디스, 포스트 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 필름 스터디스, 미디어 스터디스,비주얼 등의 외국어가 난무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렇게 글을 써놓고 독자에게 글의 내용을 이해하라고 하는 것은 횡포와 잘난 채일 뿐이다. 아니면 그저 남의 것을 베낀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지방자치단체들은 수백억 원을 들여 영어마을을 지었지만 모두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에 더하여 1조 원을 들여 영어도시를 짓는다고 한다. 또 새 정부는 국어, 국사 교육은 소홀히 한 채 초등학교부터 영어 몰입교육을 한다고 하여 뜻있는 이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서울대 영어교육과 이병민 교수는 미국에서 7년을 공부한 자신도 영어는 어렵다며 모든 국민에게 영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지구 위의 글자 중 가장 뛰어난 글자로 평가받는 한글을 푸대접하면서 영어나 한자 쓰기를 좋아한다면 외국인들은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해댈 것이다. 얼마든지 토박이말을 활용해서 좋은 말글살이를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하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세종임금의 뜻을 올바로 계승하는 일이고 독자와 제대로 된 소통을 즐길 수 있음을 명심하자.

2. 자연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토박이말

본디부터 그 고장에서 오래도록 써 온 말을 토박이말이라고 하는데 한자말로는 고유어. 토착어(土着語)라고 부른다. 그 토박이말은 정말 아름답고 구수하다. 토박이말을 씀으로써 우리는 훨씬 더 풍요로운 말글생활을할 수가 있다. 또 글을 읽는 독자 그리고 말을 듣는 청자와의 사이에 훨씬 정감 어린 소통이 이루어진다. 독자와 이제 그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찾아 떠나는 재미있는 여행을 해볼까?

2-1. 꽃보라 맞으며 꽃멀미 해보셨나요?
봄철이면 눈 속을 뚫고 나와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매화를 시작으로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가 흐드러진다. 이때 ‘눈보라’처럼 꽃이 휘날리는모습을 ‘꽃보라’가 인다고 하며, 꽃의 아름다움이나 향기에 취하여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은 ‘꽃멀미’다. 또 ‘꽃보라’ 비슷한 말로 ‘꽃눈깨비’도 있는데 이는 흰 눈같이 떨어지는 꽃잎을 말한다. 편지 쓸 때 “꽃보라 맞으며 꽃멀미 해보셨나요?”라는 문구를 써보면 멋지지 않을까?

또 산과 들에 가보면 우리의 토종 들꽃인 뽀리뱅이, 개불알풀꽃, 줄딸기꽃, 양지꽃, 대극들이 이름만큼이나 그 순수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특히 가을철에 흔히 보는 꽃 코스모스의 토박이말 이름은 ‘살사리꽃’이다. 또 무나 배추 따위의 줄기에 피는 꽃은 ‘장다리꽃’인데 씨를 받으려고 장다리꽃이 피도록 가꾼 무나 배추를 ‘장다리무’, ‘장다리배추’라고 한다. 이 장다리무나 장다리배추는 꽃을 피우고 씨앗을 여물게 하는데 모든 양분을 소모하는데 그런다 보면 뿌리에는 바람이 들고 잎사귀는 노랗게 시들어 죽는다. 자식에게 일생 통해 사랑을 쏟아붓는 부모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2-2. 봄에는 산모퉁이에서 마파람이 분다
여름날 더위가 극성일 때 시원한 바람 한 줄기는 정말 고맙기까지 하다. 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붙인 이름을 보면 ‘샛바람(동풍)’, ‘하늬바람(서풍)’, ‘맞바람(마파람:남풍)’, ‘높바람(뒷바람:북풍)’ 따위가 있다. 아직도 뱃사람들은 이 토박이말로 바람을 이른다. 그밖에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른 이름은 북동풍을 말하는 ‘높새바람‘, 북풍을 이르는 ’된바람‘과 ’뒤바람‘, 북쪽에서 부는 큰바람인 ’댑바람‘, , 북서풍을 말하는 ’마칼바람‘, 서풍을 이르는 ’가수알바람‘, 동남풍을 이르는 ’간새‘와 ’사마‘ 그리고 ’든바람‘, 서풍이나 서남풍을 말하는 ’갈바람‘, 동풍을 이르는 ’동부새‘도 있다.

 

풍력계급

명 칭

초당 풍속
(땅위 10m)

육 상 상 태

0

고 요(calm)

0-0.2

연기가 수직으로 올라감.

1

실바람(light air)

0.3-1.5

풍향은 연기가 날리는 것으로 알 수 있으나, 풍향 계는 움직이지 않음.

2

남실바람(light breeze)

1.6-3.3

바람이 얼굴에 느껴짐. 나뭇잎이 흔들리며 풍향계도 움직이기 시작함.

3

산들바람(gentle breeze)

3.4-5.4

나뭇잎과 가는 가지가 끊임없이 흔들리고 깃발이 가볍게 날림.

4

건들바람(moderate breeze)

5.5-7.9

먼지가 일고 종잇조각이 날리며 작은 가지가 흔들림.

5

흔들바람(fresh breeze)

8.0-10.7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호수에 물결이 일어남.

6

된바람(strong breeze)

10.8-13.8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전선이 울리며 우산 받기가 곤란함.

7

센바람(near gale)

13.9-17.1

나무 전체가 흔들리며, 바람을 안고서 걷기가 어려움.

8

큰바람(gale)

17.2-20.7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며, 바람을 안고서는 걸을 수가 없음.

9

큰센바람(strong gale)

20.8-24.4

건물에 다소 손해가 있음.굴뚝이 넘어지고 기와가 벗겨짐.

10

노대바람(storm)

24.5-28.4

내륙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임.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건물에 큰 손해가 일어남.

11

왕바람(violent storm)

28.5-32.6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음. 폭넓은 파괴가 생김.

12

싹쓸바람(hurricane)

32.7∼

 

계절에 따라 부는 바람 이름도 살펴보자. 우선 이른 봄에 부는 찬바람인 ‘꽃샘바람’, ‘살바람’, ‘소소리바람’과 솔솔 부는 봄바람인 ‘실바람’, 보드랍고 화창한 ‘명지바람’이 있고, 초여름에 오면 모낼 무렵 오랫동안 부는 아침 동풍과 저녁 북서풍인 ‘피죽바람’이 있다. 또 가을이 되면 초가을 남쪽에서 불러오는 시원한 ‘건들마’, 초가을에 부는 동풍 ‘강쇠바람’과 ‘색바람’, 가을에 부는 신선한 ‘막새바람’, 서리 내린 아침에 부는 ‘서릿바람’이 있으며, 겨울엔 문틈 사이로 부는 매우 춥게 느껴지는 ‘황소바람’, 살을 에는 듯 독하게 부는 몹시 찬 ‘고추바람’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꽁무니바람’이라고 했다.

바람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바람의 세기(보퍼트 13 등급)가 있는데, 기상청은 이 등급에 맞춰 우리말 이름을 붙여 놓았다. 연기가 똑바로 올라가 바람이 거의 없는 상태(풍속 초당 0~0.2m)는 '고요', 풍향계에는 기록되지 않지만 연기가 날리는 모양으로 보아 알 수 있는 ‘실바람(0.3~1.5m)'부터 시작하여 ’남실바람‘, ‘들바람’, ‘건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바람’, ‘큰센바람’, ‘노대바람’, ‘왕바람’이 있으며, 지상 10m 높이의 풍속이 초속 32.7m 이상으로 육지의 모든 것을 쓸어갈 만큼 피해가 아주 격심한 것을 ‘싹쓸바람’이라 한다.  ▲ 남실바람, 건들바람, 된바람, 큰바람(왼쪽부터, ⓒ길벗어린이-뜨고지고!)

2-3. 여름에는 잠비, 가을에는 떡비
또 여름에는 한바탕 소나기가 내리거나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버거스렁이’를 기다린다. 하지만, 폭우 곧 ‘무더기비’는 되지 말아야 한다. 봄에는 ‘가랑비’, ‘보슬비’, ‘이슬비’가 오고,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을 못하고 잠만 잔다는 ‘잠비’, 가을에 비가 내리면 떡을 해먹는다고 ‘떡비’,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찔끔 내리는 ‘먼지잼’, 모종 하기에 알맞게 오는 ‘모종비’가 있다. 여기에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목비’, 비가 오기 시작할 때 떨어지는 ‘비꽃’, 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여우비’, 아직 비가 올 기미는 있지만 한창 내리다 잠깐 그친 ‘웃비’ 따위가 있다. 그리고 세차게 내리는 비는 ‘달구비’, ‘무더기비’(폭우, 집중호우), ‘자드락비’, ‘채찍비’, ‘날비’ ‘발비’, ‘억수’ 따위의 비들이 있다.

2-4. 비를 머금은 거먹구름, 가을 하늘엔 새털구름
가을 하늘 아득히 높은 곳에 ‘새털구름’이 있다. 그런가 하면 높은 하늘에 생겨서 햇무리나 달무리를 이루는 ‘위턱구름’도 있고, 또 여러 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꽃구름’, 외따로 떨어져 산봉우리 꼭대기에 걸린 삿갓모양의 ‘삿갓구름’, 바람에 밀려지나가는 ‘열구름’, 밑은 평평하고 꼭대기는 둥글어서 솜뭉치처럼 뭉실뭉실한 ‘뭉게구름’도 보인다. 물고기 비늘 모양으로 하늘 높이 열을 지어 널리 퍼져 있는 ‘비늘구름’, 실 모양의 ‘실구름’ 따위도 있으며, 또 비를 머금은 ‘거먹구름’과 ‘매지구름’, 한 떼의 비구름은 ‘비무리’, 비행기나 산꼭대기 등 높은 곳에서 보이는, 눈 아래에 넓게 깔린 '구름바다’, 길게 퍼져 있거나 뻗어있는 구름 덩어리인 ‘구름발’ 등도 있다. 구름은 아니지만 골짜기에 끼는 ‘골안개’, 산 중턱을 에둘러 싼 ‘허리안개’도 볼 수 있다.

2-5. 도둑눈, 떡눈, 숫눈을 아시나요?
한겨울에는 눈과 함께 찬바람이 몰아치는 눈설레가 있고, 몰아치는 바람에 흩날리는 눈발, 즉 ‘눈보라’가 있으며. 소나기와 대비되는 폭설은 ‘소나기눈’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밤사이에 몰래 내린 눈은 ‘도둑눈’, 조금씩 잘게 부서져 내리는 눈은 ‘가랑비’처럼 ‘가랑눈’, 거의 한 길이나 될 만큼 엄청나게 많이 쌓인 눈은 ‘길눈’, 물기를 머금어 척척 들러붙는 눈송이는 ‘떡눈’이다. 또 얇게 내리는 눈은 ‘실눈’, 눈이 와서 덮이고 나서 아직 아무도 지나지 않은 상태의 눈은 숫총각, 숫처녀처럼 ‘숫눈’, 발자국이 겨우 날만큼 조금 온 눈은 ‘자국눈’, 초겨울에 들어서 약간 내린 눈은 ‘풋눈’이라고 한다. 눈도 비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이름이 많다.

2-6. 도랑이 개울·시내·내·가람을 지나 바다로 간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이 빗방울들이 어떻게 모여 바다로 갈까? 이 과정을 토박이말로 이어가 보자. 맨 먼저 이 빗방울이 모여 폭이 좁은 작은 도랑이 되고, 도랑이 커지면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 곧 개 울이 된다. ▲ 도랑, 개울, 시내, 가람, 바다(물을 따라 ⓒ길벗어린이) 그 개울이 모이면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란 뜻의 시내가 되고,시내가 모여 내가 되며, 내가 모이면 다시 가람으로 흘러간다. 가람은 원래 강의 토박이말인데 이제 토박이말은 사라지고 한자말 강만 남았다.이가람이 모여 모여서 바다로 간다.

바다는 다시 바닷가에 가까운 든바다가 있고, 뭍에서 멀리 떨어진 난바가다 있다. 하지만, 강처럼 이 든바다·난바다는 잊히고 근해·원양만 남았다. 바다에는 파도가 일 때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 곧 메밀꽃이 있고,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은 크고 사나운 물결이 넘실거리며 너울이 친다.

2-7. 에움길ㆍ거님길ㆍ굽돌이길, 아름다운 길 이름들
우리 토박이말에는 아름다운 길 이름들도 있다. 늘어선 집들의 뒤쪽으로 난 길로 마을 앞 ‘큰길’에 상대되는 ‘뒤안길’, 차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은 ‘한길’, 나지막한 산기슭에 경사지게 있는 좁은 길은 ‘자드락길’ 같은 말은 지금은 잊혔지만 예전에 많이 쓰던 아름다운 말이다. 이밖에 정겨운 말들로 우회로는 ‘에움길’, 등처럼 굽은 길은 ‘등굽잇길’, 본디 길이 없던 곳인데 많은 사람이 지나가 한 갈래로 난 길은 ‘통길’, 산책로는 ‘거님길’이라고 하며, 강이나 냇가에 돌이 많이 깔린 길은 ‘서덜길’, 미로(迷路)는 ‘홀림길’, 풀이 무성하게 난 길은 ‘푸서릿길’, 이라고 한다.

흔히 관공서에서 마을 안에 나있는 길을 ‘이면도로(裏面道路)’라고 억지 한자말을 만들어 쓰는 데 원래 있던 토박이말 ‘속길’을 살려 쓰고, 외래어와 우리말을 합친 커브길은 ‘굽돌이길’로 쓰면 좋을 일이다.

3. 사람 관계에 쓰이는 토박이말

3-1. 부부 대신 가시버시를 쓰면 좋다
정식으로 결혼을 하지 않고 우연히 만나서 어울려 사는 남녀 즉, 동거하는 남녀를 ‘뜨게부부’라고 하는데 ‘뜨게’는 ‘흉내 내어 그와 똑같게 하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뜨게부부’는 ‘가시버시’가 아니다. ‘가시버시’는 부부를 낮추어 부르는 말인데 결혼 청첩장에서 ‘저희는 부부가….’라는 말을 쓰기보다는 ‘저희는 가시버시가….’라는 말을 쓰면 더 멋지지 않을까?

3-2. 너나들이보다는 옴살이 더 가까운 사이
사람관계를 이르는 말로 ‘남진아비’, ‘자치동갑’, ‘풋낯’, ‘너나들이’, ‘옴살’ 따위가 있다. ‘남진아비’. ‘핫아비’는 ‘유부남’, ‘남진어미’, ‘핫어미’는 ‘유부녀’를 말한다. 핫아비·핫어미는 홀아비·홀어미의 반대이다. ‘자치동갑’은 나이 차가 조금 나지만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를 뜻한다. 또 ‘풋낯’은 서로 겨우 낯을 아는 정도의 사이이고, ‘너나들이’는 나이 차이는 좀 나지만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이며, ‘옴살’은 마치 한 몸같이 친하고 가까운 사이를 말하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객지 벗 십 년’이란 말이 있는데 나이가 십 년 차이 나도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뜻인데 바로 ‘너나들이’가 아닐까?

3-3. 말과 행동이 싱거운 사람 고드름장아찌
고드름장아찌’라는 말도 있는데 말과 행동이 싱거운 사람이다. 장아찌는간장에 절이거나 담근 것인데 고드름을 간장에 절였다는 것으로 비유하여 맹물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검정새치’는 새치이면서 마치 검은 머리카락인 척하는 것처럼 같은 편인 체하면서 남의 염탐꾼 노릇을 하는 사람 곧 간첩을 말한다. 또 ‘윤똑똑이’란 말이 있는데 음력의 윤달처럼 가짜로 만들어진 것을 빗댄 것으로 저 혼자만 잘난 체하는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말이다. ‘치마양반’도 있는데 이는 출신이나 능력이 별로인 남자가 지체 높은 집안과 혼인하여 덩달아 행세하는 사람이고, 거리낌 없이 상말을 마구 하는 입이 더러운 사람은 ‘사복개천’이라고 한다. 사복개천은 조선시대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하던 사복시(司僕寺)란 관청이 있었는데 그 옆을 지나는 개천이 말똥 따위로 매우 더러웠던 데서 생긴 말로 상말을 해서 입이 더러운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3-4. 내가 주위에 솔개그늘이 되면 좋을 일
또 토박이말에는 ‘껄떡쇠’가 있는데 이는 ‘먹을 것을 몹시 탐하는 사람’이다. 또 잔소리를 귀찮게 늘어놓는 사람이나 바가지를 자주 긁어대는 여자는 ‘긁쟁이’이고, 근심거리가 되는 일 또는 사람을 ‘근심가마리’로 부른다. 요즘 나라에는 세력 있는 사람의 주위에서 총기를 어지럽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를 ‘해가림’으로 불러주면 좋겠다. 이런 사람은 더불어 사는세상에 근심가마리이다. 세상에는 ‘말살에 쇠살’도 있다. ‘말살에 쇠살’은푸줏간에 고기를 사러 갔는데 벌건 말고기를 쇠고기라고 내놓는 것을 말함이다. 누가 보아도 가짜여서 따지면 주인은 쇠고기라고 벅벅 우긴다. 번연히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우기거나,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말을 할 때 쓰는 말이다. 또 ‘솔개그늘’이라는 말은 솔개가 날 때 땅에 생기는 작은 그림자처럼 아주 작게 지는 구름의 그늘을 말한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들판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다 보면 솔개그늘이라도 정말 고마운 것이다. 생색나는 일만 하려 들지 말고 뭔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내가 먼저 해보는 나부터 남에게 솔개그늘이 되어보면어떨까?

3-5. 밥의 등급(?), 수라․진지․밥․입시․젯메
토박이말로 보면 밥에도 등급이 있다. 임금이 밥을 드시면 ‘수라’, 어른이 드시면 ‘진지’, 보통 사람이 먹으면 ‘밥’, 하인이 먹으면 ‘입시’이고, 죽은 사람에게 제사지내는 밥은 ‘젯메’라고 했다. 밥도 수라가 되면 영광스럽고, 입시가 되면 천해질까? 예전 농부들은 그릇 위까지 수북이 담은 ‘감투밥’을 먹었는데 고봉밥이라고도 한다. 하인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소금으로 반찬을 차린 ‘소금엣밥’, 국이나 반찬도 없이 강다짐으로 먹는 ‘강밥’ 또는 ‘매나니’는 물론 남이 먹다 남긴 ‘대궁밥’도 먹는다. 그런가 하면세상에는 마땅한 값을 치르지 않거나 당연히 할 일을 하지 않고 ‘공밥’을먹는 시림도 있다. 그밖에 논밭에서 김을 맬 때 집에서 가져다주는 ‘기승밥’, 일부러 한쪽은 질게 한쪽은 되게 지은 ‘언덕밥’, 찬밥에 물을 부어 다시 지은 ‘되지기’, 밑에는 다른 밥을 담고, 위에는 쌀밥을 담은 ‘고깔밥’, 밑에는 접시 같은 것을 깔고 많이 보이게 담은 ‘뚜껑밥’도 있다. 속에 반찬감을 넣어 손에 들고 먹을 수 있게 쐐기를 지은 ‘쐐기밥’도 있는데 김밥이나 햄버거가 바로 ‘쐐기밥’의 하나가 아닐까?

3-6. 손으로 하는 동작, 손갓과 손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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