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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쓴 얼레빗

 

이곳은 독자 여러분이 쓰는 방으로 매주 금요일 한편씩 소개합니다. 다음을 참조 하시어 많은 참여 바랍니다. 다만, 이글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와 그 방향이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길이: 김영조 소장이 쓰는 얼레빗을 참고해서 3문단 정도

내용: 유·무형 문화재, 유적지, 고전작품, 땅이름 유래, 외국에 있는 우리문화재, 기념비 등등 소재는 자유지만 가능하면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글을 환영합니다.

채택: 보내주신 글은 되도록 올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얼레빗의 주인이 되어 도전해주십시오. 글을 주실 때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이 있으면 함께 주시고 없으면 글만 주셔도 좋습니다.

글에 대한 문의 - 전화:02-733-5027, 누리편지(이메일) : pine9969@hanmail.net 로 문의하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며 아래에서 신청하셔도 됩니다.

 

 

쓴 사람 박수희
쓴 날짜 2013-08-04 (일) 05:31
첨부#1 cj.jpg (208KB) (내려받기:1890)
ㆍ추천: 0  ㆍ조회: 1552      
독자얼레빗 119. 치자꽃 향기 속에 떠오르는 얼굴

이 맘 때면 고향집 마당가에는 치자꽃이 흰 자태를 드러내며 곱게 피었었다. 달리 식용색소가 없던 예전에 어머니는 치자꽃을 우려낸 노란 물로 애호박전을 부쳐 주시곤 했다. 먹음직스런 노란 부침개는 한 여름 우리 오남매의 더 없는 주전부리였다.

어머니가 치자를 먹거리에 쓰는데 견주어 언니와 나는 꽃을 꺾어 꽃병에 꽂아 두길 좋아했다. 방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마당이건만 어린 두 소녀는 꽃병도 흔치 않던 시절 다 먹고 난 펩시콜라병을 깨끗이 씻어 치자꽃을 한 송이씩 꽂아 두곤 했다.

그러면 어딘가 모르게 방안에서 나던 퀘퀘한 냄새가 사라졌다. 지금 돌이켜 보니 그 향기는 그 어떤 향수보다도 달콤하고 향기로웠다. 벽지라야 신문지가 고작이던 시절 그때는 그 누런 신문지조차 여유가 없어 떨어진 채 흙벽이 드러나는 방에서 오남매가 바글거리며 살았다.

작고 허름한 오두막집이었지만 마루를 사이에 두고 안방과 건넌방이 있던 집에서 친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오남매가 북적이며 살다보니 방안은 늘 퀘퀘한 냄새가 났다. 거기다가 유달리 청국장을 좋아하시던 할머니는 아이들방 아랫목에서 겨울이면 청국장을 띄우셨다.

먹을 때는 좋지만 그 고약한 냄새는 봄꽃이 피고 지고 여름이 들어서서야 사라지곤 했는데 이 무렵 치자꽃이 큰 몫을 단단히 했던 것이다. 커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동의보감》에 보면  화병으로 가슴 속에 열이 차오르는 사람들의 화를 삭혀주는 약효가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할머니는 늘 치자를 다려마셨다.

작은 아버지가 술과 노름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마흔의 나이로 세상을 뜬 일이 가슴에 맺히셨던 것이다. 거기다가 향기로운 치자꽃을 좋아하던 나의 사랑하는 언니가 스물여섯의 꽃다운 나이에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벌써 30년 전 일이지만 치자꽃 피는 여름이 되면 유달리 치자꽃을 좋아하던 언니와 노란 치자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던 할머니 생각으로 내 가슴 속에는 하얀 멍우리가 송글송글 돋아난다.


 
 
 
   
              독자  박수희 주부 /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구성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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