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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사(공연·답사·행사)

 

진정한 예술가의 예술혼과 예술세계를 담기 위하여 공연자를 직접 만나는 등 생생한 현장의 숨소리를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해서 쓴 기사를 모은 방입니다. 기존의 6하 원칙에 의한 ‘공연사실’만을 알리는 취재와는 전연 다른 차별화된 취재를 위해 발로 뛰고 있습니다. 문의는 전화 : 02-733-5027, 누리편지(이메일) : pine9969@hanmail.net로 하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쓴 사람 김영조
쓴 날짜 2011-05-27 (금)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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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1868      
항일독립군에 총부리 겨눈 백선엽 동상 세우지 마라
[현장]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 동상 반대 파주시민 촛불문화제 열려
 
김영조
 지난 5월 20일 금요일 저녁 7시 경기도 파주시 금릉역 앞 광장에서 “친일파 백선엽 동상 건립 반대 파주시민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민주노동당 파주시위원회, 진보신당 파주시위원회,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파주청년회, 국민참여당 파주시위원회, 광복회 파주시지회, 민주군인회, 파주시의원(안소희) 등 뜻을 같이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은 지난해 11월 19일 '친일인사 백선엽 동상건립 반대 파주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를 꾸리고 이 사업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폐기할 것을 촉구해 왔다. 동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독립군 토벌에 악명 높던 간도특설대 중위 출신 백선엽이다.

▲ 친일파 백선엽 동상 반대 파주시민 촛불문화제 모습 1     © 김영조
 
 

▲ 파주 시민 촛불문화제 전단     © 파주시민대책위원회

파주시(시장 이인재)는 현재 2억 원을 들여 문산읍 임진각 내에 6·25 참전 유공자를 추모하는 선양비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 6·25 파주 참전용사 선양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에 착수했으며, 늦어도 6월까지 임진각 내에 선양비와 조형물 설치를 끝낸다는 것이다. 시민대책위는 조형물을 세우려는 목적이 친일파인 백선엽을 부각하려는 것이며 현재 부조물과 헌시, 건립기 등에 백선엽이 두드러지게 설계되어 있음을 지적하여 동상건립 반대운동을 거세게 벌이고 있다.

▲ 친일파 백선엽 동상 반대 촛불문화제 패널전시를 보고 있는 시민들     © 김영조
    
▲ 촛불문화제에서 간도특설대 강연을 하는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실장(왼쪽), 시민대책위 김철기 공동대표(민족문제연구소 경기 고양파주지부장)     © 김영조

이날 길거리강연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은 풍부한 자료와 설명으로 백선엽과 간도특설대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박 실장은 “간도특설대는 만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독립투사를 잡아들이고 무자비한 고문과 살육으로 악명 높았던 일제의 앞잡이 부대로 항일 독립군의 씨를 말리려 한 부대였다. 그러한 민족반역부대인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 동상을 세우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역사를 거꾸로 돌려놓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시민대책위 공동대표이자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김철기 지부장은 “백선엽 동상 저지를 시민단체가 거세게 항의하자 파주시는 슬쩍 동상 건립을 철회할 것처럼 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려 야비하게 재추진하고 있다. 파주시는 선양비가 6·25 참전 유공자를 추모하는 것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악랄한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다 현재 부조물과 헌시, 건립기 등에 백선엽 장군이 강조되고 있기에 이를 막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 간도특설대 영상물에 쏠린 참석자들의 눈     © 김영조
   
▲ 파주시가 준비하고 있는 백선엽 부조물과 선양비     © 파주시민대책위원회

백선엽 씨는 누구인가? 1920년생인 그는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1943년 만주군 소위로 임관한 뒤 간도특설대에서 항일무장세력 토벌작전에 참가했던 인물이다. 간도특설대는 1938년 오고에(小越信雄) 중좌가 중국과 조선의 항일부대를 토벌하려고 만든 부대로, 대부분이 조선인으로 이뤄져 있었다. 백선엽 씨가 몸담고 있던 간도특설대에 대해 ≪친일인명사전≫ 2권 209쪽에서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간도특설대는 일제의 패망으로 해산할 때까지 동북항일연군과 팔로군에 대해 모두 108차례 토공(討攻)작전을 벌였다. 이들에게 살해된 항일무장세력과 민간인은 172명에 달했으며, 그 밖에 많은 사람이 체포되거나 강간, 약탈, 고문을 당하였다.” 
 

▲ 2009년 11월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 인명편, 3권>     © 김영조

그의 이러한 친일행각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보수우파진영에서 적극적으로 그를 전쟁영웅으로 미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쟁 60주년인 지난해에는 국방부가 그를 ‘명예원수’로 추대하려다가 반대여론이 일자 취소를 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 문화제에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참석한 최영순(42살) 씨는 “일제 편에 서서 제 겨레에게 총구멍을 들이대던 사람이 6·25 참전용사라 해서 그 죄과를 감추는 것도 용서 못 할 일인데 한 술 더 떠 파주시가 시민의 혈세로 그를 전쟁영웅을 만들어 동상건립을 꾀하려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혀를 찼다. 

이제 다음 달이면 민족의 비극 6·25 한국 전쟁 기념일이 다가온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건 전쟁영웅은 나오게 마련이지만 한국은 일제강점의 뼈아픈 역사를 지닌 나라이다. 과거 일제의 국권 침탈에 저항하여 소중한 목숨과 전 재산을 쏟아 부은 선열들의 넋이 시퍼렇게 지켜보고 있는데 제 민족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인물을 한국전쟁 영웅이라고 추켜세우고 그것도 모자라 동상을 세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백선엽 동상 건립 반대에 참석한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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